정치행정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자의 의무]

jeansoo 2008. 3. 3. 00:51

 

사람들은 그가 속한 사회의 지배층 인사들에게는 일반인들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기대가 충족될 때 우리는 상류 계층 사람들을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는 철학과 도덕성을 갖춘 진정한 상류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면서,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곧잘 인용되곤 한다.


이 말은 본래 '귀족은 귀족다워야 한다', ‘고귀하게 태어난 사람은 고귀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프랑스 어 속담 Noblesse oblige에서 유래한 것으로, 초기 로마 귀족들은 솔선하여 명장 한니발카르타고와 벌인 포에니 전쟁에 참여하였고, 16년 간의 제2차 포에니 전쟁 중 13명의 집정관(Consul)이 전사하였다. 집정관은 로마의 관리 중에 최고위 관직으로 오늘날의 대통령과 비슷한 직위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자신의 재산을 들여 공공시설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한 귀족에 대해서 "아무개 건물" "아무개가 이 도로를 보수하다" 이런 식으로 귀족의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귀족들은 이를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하였다. 또한 법을 제안한 정치인의 이름을 따서 법의 이름을 만들었다.


아피아 가도 (Via Appia): "아피우스의 길" 이라는 뜻이다. 기원전 312년, 재무관이었던 아피우스가 입안하고 원로원이 가결하고 아피우스 자신이 총감독을 맡아서 건설한 길이다.

라티나 가도 (Via Latina)

티부르티나 가도 (Via Tiburtina)

노멘타나 가도 (Via Nomentana)

셈프로니우스 도로법: 셈프로니우스가 제안한 도로법

율리우스 농지법: 율리우스기 제안한 농지법


이렇듯 로마의 귀족들은 사회적인 의무를 충실하게 실천했으며, 나라에서도 장려책을 사용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었다.


지금은 사회의 지도적인 지위에 있거나 여론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마땅히 지녀야 할 도덕적·정신적 의무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말의 한글 표기에 대해 약간의 논란이 있었는데, 많은 논의 끝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적기로 최종 결정을 하였다.

이 말의 프랑스 어 발음은 [n bl s bli ]이다. 논란이 되었던 [ ]는 rouge(루주), George(조르주) 등의 예에서처럼 프랑스 어 표기법에 따르면 '주'로 적히게 된다.

따라서 Noblesse oblige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적는 것이 맞다.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동안 이 말에 대해 특별한 어원 의식 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제'라고 관용적으로 표기해 온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외래어 표기에 있어서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문제이다. 즉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원칙에는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쓰이어 이미 표기형이 굳어진 외래어는 그 관용 표기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Noblesse oblige의 한글 표기와 관련한 쟁점은 표기 원칙에 따라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적을 것이냐, 아니면 관용을 인정해서 '노블레스 오블리제'로 적을 것이냐 하는 문제로 압축된다.


이 말은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표기가 더 일반적이었으나 2002년 국립국어연구원이 프랑스어 표기법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표기할 것을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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