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

[스크랩] 아버지 간병일기 3--아버지의 뒷모습

jeansoo 2008. 6. 2. 09:31
아버지 간병일기 3--아버지의 뒷모습

리헌석

머잖은 옛날인데
어쩌면 몇 겁인 듯

아득하게 먼 나라의 아득하게 먼 옛날 이야기로 들릴 지도 모르지만, 요코하마 항구에 날리던 아버지의 머리카락은 아마 검은 빛이었을까 몰라. 그래서 남모르는 눈물을 흘리며 가슴으로 [고종황제 폐하 만세!] 외쳤을까 몰라. 왜놈들이 주는 반찬으로 소금에 절인 매실(우메보시)이나 한 알씩 우물거리면서도 [조국이여!] 간절하게 불렀을지 몰라. 이제 노을로 비척이시는 아버지의 어깨는 아마 모시 적삼도 무거우실지 몰라.

아버지 흔들리는 걸음
현해탄의 바람 소리.




* 와병 중이신 아버지의 모습에서 일본 징용 시절의 노동자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 아버지께서 징용당하여 근무하시던 공장은 일본의 나고야에 있는 대동제강주식회사였다고 합니다.

* 징용당한 한국인은 군대 막사 같은 데에서 외출을 금한 채 수용되었다고 합니다.

* 한국에서보다는 쌀밥을 먹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하지만, 일본인 근로자 식당과 한국인 근로자 식당이 다르고, 그 양과 질은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일본인 노동자는 요즘의 일본 정식에 가까웠고, 한국인은 밥에 김 몇 장, 소금에 절인 매실 1~2개, 다꾸앙(단무지) 몇 점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출처 : 문학사랑 글짱들
글쓴이 : 디디울나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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