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정

경기고, 서울대 출신 정치인들의 애환

jeansoo 2011. 9. 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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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경기고, 서울대 출신 정치인들의 애환
한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강운태 전 장관의 출현

 정인대 논설위원 (발행일: 2007/05/02 00:46:01)


이회창, 고건, 정운찬, 손학규, 김근태 등의 인사들에 있어서 공통점은 경기고와 서울대 출신이라는 사실이 뉴스 기사화 되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공통점은 대권에 도전을 시도했거나 시도하기위해 노력 중 혹은 시도를 중도에 포기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권 도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인물들이라 하겠다.

이들 중 단연 돋보이는 인사는 역대 대통령 선거에 두차례 나서서 실패했던 그래서 정계를 은퇴하고 은둔의 생활을 하고 있는 이회창 전 총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참여정부에서 초대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마치고 조용한 칩거를 거쳐 2005년 후반부터 정치적 행보를 시작했던 고건 전 총리는 국민적 지지율 1위를 향유하면서 강력한 대선후보로 장기간 그 인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고건 전 총리 역시 국민적 인기에 부합하는 후속 정책의 미숙으로 결국은 금년 1월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계를 은퇴하였다. 이후 범여권은 정계개편을 통한 정치생명 연장의 구심점으로 고건의 역할이 소멸되면서 정계는 물론 학계와 재계 그리고 시민단체를 막론하고 국민의 평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신선미 넘치는 정치인 확보에 혈안이 되었다.

이후 부상하기 시작한 인물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라 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범여권은 2006년에 실시된 '정치 분야 오피니언 리더 100인 조사' 라는 객관적 자료에 의해 정 전 총장을 영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유는 정운찬이라는 브랜드가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경제학자로서의 참신함과 총장재직시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할 말을 하는 소신 등을 감안할 때 정치권에서 보기드문 호재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학문의 분야 이외에 실제 정치를 해보지 않았고, 서울대 총장 이외 고위행정을 맡아본 경험이 없는 정 전 총장의 입장에서는 결국 4월 30일 자신이 말했던 “나는 decisive한 사람이다. 나는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대선 불출마를 결단했다.

이제 범여권의 정치판에서 대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기다리는 인물은 손학규 전 지사와 김근태 의원이 있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동기동창이라고 한다. 이들의 과거 공통점은 민주화 운동을 했던 경험이라 하겠다. 그러나 정치에 입문하면서 두사람의 정치 역정은 여야로 갈리게 되었고 최근에 손학규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범여권의 동지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손학규 전 지사와 김근태 의원은 12월 대선까지 중도 탈락하지 않고 계속 전진하여 갈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이상의 5명은 공교롭게도 노무현 대통령과 적대적 관계 혹은 비난의 대상으로 존재하였음이 흥미롭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 이회창 전 총재는 노무현 대통령과 16대 대선에서 라이벌 관계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관계였다.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총장은 중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기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직간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정운찬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발표를 접하게 된 김근태 의원은 “참담하고 두렵다. 민주평화세력이 위기다. 살 떨리는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말의 뜻이 과연 무엇인지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손학규 전 지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그 역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한나라당 탈당과 관련하여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따리 장수'라는 비유로 현직 대통령이 직접 거명하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나마 김근태 전 의장은 노 대통령과 같은 정당에 몸담은 이유로 직접 비난의 대상에서 제외된 듯 하지만 당내에서 대립의 양상이 있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기 거명된 5명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엘리트 코스로서 KS(경기고, 서울대) 마크를 자랑하는 인사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상대적으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商高(목포상고, 부산상고)출신의 두 대통령에 의해 그동안 잘나가던 인생살이에서 무참한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다고 하겠다. 이회창 전 총재는 두사람의 대통령과 15, 16대 대선에서 연이은 패배를 경험했다.

고건 전 총리는 노 대통령에 의해 결국은 정계 은퇴를 강요당했으며, 정운찬 전 총장 역시 정치판의 높은 벽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인 것은 손학규와 김근태라는 프로 정치인이 그나마 다가오는 12월 대선까지 정계 은퇴나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어떠한 압력과 어려운 환경이라도 견디고 지탱할 것이라는 분석에서 안도하게 된다.

한국의 정치판은 KS 마크나 외국에서의 박사학위가 필요없는 세계인 듯 하다. 한국의 정계에서 입문과 성공을 하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다. 첫째, 정치 입문과 동시에 제대로 줄서기를 할 것. 둘째, 정치적 포퓰리즘의 적절한 구사. 셋째, 국민을 현혹시킬 수 있는 허구적 이미지 만들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사모 혹은 연청과 같은 세몰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와같이 잘못된 정치적 과정을 거쳤거나 준비한 사람만이 역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물론 향후에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을 현혹시키면서 당선된 대통령이 한국의 미래를 진실로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도달하면 참으로 암담한 느낌이 들게 된다. 최근에 이러한 불안을 불식시키는 인사가 나타났으니 정치를 봉사로 생각하는 인물로 강운태 전 내무부장관이 있다.

최근 그의 저서 '똑똑한 정부, 빛나는 대한민국'을 읽게 되면 정치와 행정의 교과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높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쉬운 용어로 알아야 될 내용을 심도있게 풀어서 저술했다. 선진한국의 미래를 이룩하기 위해 한시가 급하다는 강운태 전 장관의 책과 그의 강연에서 우리나라의 장래는 아직은 밝다고 하겠다. 다행히 강운태 전 장관은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치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뉴스프리즘, 정인대 논설위원)